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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것/드라마 리뷰

[카카오tv드라마] 며느라기, 결혼 7년차가 보고 느낀 것

by 김-단발 2021.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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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카카오tv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 며느라기 8화

 

설을 앞두고 나에게 이런 알고리즘이...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보았어요.

박하선 배우님이 워낙 집 관련 프로그램에 저 머리를 하고 많이 나오셔서 궁금증이 유발했달까요.

 

그리고 저는 보고 딥 빡이 쳤죠...

근데 느낀점이 너무 많았어요. 아 우리 엄마도 서운했겠다 하고 말이죠...

 

 

 

출처 유튜브 카카오tv (7-8회 요약)  영상

 

 

 

이 부분은 아에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희 남편은 너무 대처를 잘해주어서 저보다 더 많이

명절에든 평소에든 시댁 일을 도맡아 합니다.

 

그래서 매달 2~3회씩 시댁을 가지만 그렇게 힘들다고 느끼지 않은 부분이기도 해요.

하지만 모든 부분에서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죠.

 

항상 자주 얼굴을 비추는 저희 부부와 도련님, 아니 서방님 부부

 

하지만 아주 가끔 오는 다른 친척들은 명절날 누구보다 극진한 손님이었어요.

음식도 한번 도와주지 않고 상차림도 치우기도 대부분 저와 동서, 남편과 서방님의 몫이었죠.

그래도 오랜만에 모인 자리이니 얼굴 붉힐 수는 없지 않겠어요.

저희는 그래도 최선을 다해 즐겁게 보내기 위해 항상 노력했습니다.

 

매해마다 새로운 게임을 해서 지는 부부가 설거지를 하기로 말이죠.

그래서 이제는 힘들긴 해도 억울하다는 생각은 그렇게 많이 안들어요.

 

하지만 아시죠. 며느리들은 시댁에서 이렇게 게임으로나마 설거지를 피하지만 친정에 가면 남편은 당연히 안한다는 걸요. 최대한 부려먹고 싶어도 이미 엄마가 다 해놔서 시킬것도 없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언니와 함께 상차리고 설거지하고 엄마를 최대한 힘들게 안하는 거예요.

 

 

 

 

출처 유튜브 카카오tv (7-8회 요약)  영상

 

 

" 그럴꺼면 다음 명절에는 사린이네 먼저 다녀와라 "

" 정말요?! 그래도 돼요? "

" 그래, 한 주 전에 다녀오면 되잖니 "

 

 

저도 그적이 있었어요. 물론 저 편하지고 한 것이긴 했죠.

엄마 나 명절 한주 전에 가도 되???

몇번은 그렇게 했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추석에 그러더군요.

엄마도 힘들어 음식 한번만 하고싶으니까 명절날 그냥 와,

 

 

이 장면을 보고 눈물이 막 엄청 나더라고요.

아 내가 내 생각만 하느라.. 먼길 운전하기 힘들어서 그 막히는 길이 가기가 너무 싫어서 내 생각만 해서 그랬구나..

하고 말이죠.

 

 

14년도에 결혼해서 횟수로만 치면 8년차가 이지만 저도 처음부터 이렇게 명절 전에 마음이 가벼운 것은 아니었어요.

한해 한해 많이 싸웠죠.

그때마다 느낀 것은 며느라기 드라마와 같이 우리 둘 문제가 아닌 다른 가족들로 인한 싸움이구나.

왜? 우리가 이런 문제로 싸워야 할까?

 

첫 명절에는 손이 너무 시렸어요.

설에 설거지거리는 넘쳐나고 보일러가 틀어지지 않은 채 찬물로 꾸역꾸역 참고 설거지를 하루종일 하였죠.

결혼 전 가끔 인사드릴겸 놀러가서 부엌정리를 해드렸는데 너처럼 깨끗하게 하는 사람이 없다고 이후로 가끔씩 연락하셔서 와서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물론 남편에게 전화를 하였지만..

 

그게 저는 최대한 잘해드리고 싶고 이쁨받고 싶어서 했던 것인데 점차 당연하게 되고 결국 이지경까지 왔구나 싶었어요.

보일러가 틀어지지 않은 채 설거지를 온종일 한 그 명절이 끝난 뒤 우리는 정말 크게 싸웠어요.

각방을 썼을 정도로. 그리고 답답한 마음에 집을 나와 돌아다니면서 엄마에게 하소연을 하였죠. 그런데 엄마는 제 편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단오하게 그런 일은 엄마한테 이야기 하지 말아라, 너희 둘이 풀고 끝내라.

 

전화를 끊고 엄청 울었어요. 밤 11시가 넘어서야 겨우 들어가기 싫은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오빠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더라고요. 자신은 사실 잘못한게 없다고 생각했다고 그래서 회사 사람들에게 한명 한명 다 물어보았다고, 그런데 다 내 잘못이라고 사과하라고 했다더라고요. 자신은 그 상황에서 보일러 켜달라는 말하는게 왜 어려운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하지만 사람들이 며느리는 그말을 못할 수 있다고 알려줘서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이죠.

 

사린이도 그랬어요. 사린이 남편도 그랬어요. 왜 이제야 말하냐고, 그때 엄마한테 말했으면 되지 않았냐고 말이죠.

사린이는 홀로 떠난 여행에서 생각합니다. 왜 내가 말하지 못했을까....

 

결론은 제가 말하지 않았어요. 저는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시댁에 잘했고,

오빠에게 최대한 내편이 되어주길 말했고, 제가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상황이 올때마다 누구보다 빠르게 나의 감정을 헤아려주고 대변해주는 남편이 대신 말해주었어요.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않고서야 이런 남편 없다 생각합니다.

매번 느끼지만 우리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자상하고, 배려심이 많아요.

엄마가 저에게 결혼할 때 한가지만 유독 강조했어요. 언제나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라고 말이죠.

며느라기에서 본 무구영은 정말 주둥이를 꼬매버리고 싶을 정도로 저런 생각없는 말만 내뱉는지 화나게 하는 캐릭터였습니다. 하지만 캐릭터가 아니겠죠.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생각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살겠죠.

 

 

한국의 명절은 해마다 느끼지만 이 문화가 과연 필요한가 생각하게 합니다.

어릴 때는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날이니까 너무 기다려지고, 용돈 받는 날이니까 설레고 그랬는데..

지금은 해마다 두번씩 큰돈 나갈 일, 올해는 어떤 선물을 드려야하나 고민하고, 용돈은 얼마나 드려야하나, 음식장만은 얼마나 해야할까.. 이런 걱정들 뿐입니다. 

 

고기를 구어먹자고 하면 어쩌지? 또 오빠랑 나는 고기만 굽고 서서 밥도 동동거리면서 먹겠구나... 

식욕이 절로 떨어지는 명절... 

제발 이제 평소에 잘하고 이런 명절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나아졌지만 최악만 면한 상황을 너무나 기껍게 여기는 내 모습이 순간 보여서 씁쓸하네요.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어머니도 누군가의 딸이었고 그냥 "나" 였으며, 나도 "나" 라는 것을 잊지 않게 말이죠.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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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다양한 리뷰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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